Media Log

 노무현 전 대통령이 토요일에 서거했다. 그를 지지했든 안했든, 그의 죽음의 방식이 어떻든 간에 한 시대 지도자를 잃은 것은 국가의 큰 슬픈일임에 틀림없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정치 문화와 현실은 바뀌어야 하고, 지금 남의 불행이 곧 나의 불행이 될 수 있다. 지금은 그의 공과를 떠나서 추억을 할 때이고 이 블로그도 장례가 끝날 때 까지 추모 스킨을 사용할 예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IT 업계에 있는 입장에서 그분의 재임 시절 5년은 정말 한국 인터넷 문화가 가장 꽃피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기억한다.

그의 대통령 당선과 취임은 영국 가디언지가 평했던 대로
World's first internet president logs on(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였고, 인터넷을 통한 국민들과의 참여와 소통을 즐겼다.

그가 떠난 지금 IT 업계 사람들은
"SW 제값 주고 사는 대통령" 그리고 SW 변방서 중심으로 이끈 대통령"으로 그를 평가하고 있다. 특히 네티즌과의 토론회, 인터넷 매체와의 토론회 등 대안 미디어 세력의 확대에도 신경을 썼으며, 참여형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나에게 있어서도 대외 활동, 특히 정부와 관련 지어 일하는데 있어 그분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은 진대제 정통부 장관을 지명했고 이에 발맞추어 소프트웨어진흥원에도 첫 민선 고현진 원장이 취임하면서 공개 SW와 웹 표준에 대한 정부 내 지원을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2005년 공공기관 웹 표준 평가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었던 인연으로 당시 행정 자치부에서 '
국민참여형 민원행정 개선성과 보고대회'라는 행사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사실 이런 딱딱한 행사는 정말 딱 질색이지만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기도 어려운데다 꼭 참석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마지못해 참석을 하게 되었다.

철저한 검문을 거쳐 들어간 행사는 아니나 다를까 딱딱함 그 자체였다. 아마 그 때 블로거 자격의 뱃지를 받았는데
블루문님도 내 옆에 계셨다. 한 시간 정도의 지루한 보고 시간이 이어지고 난 후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을 하시게 되었다.



그 발언은 한 시간 동안 지루하던 나에게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우선 수 많은 참석자들 중 블로거를 언급해 준 것이다. (이 동영상은 2005년 10월이니 무려 4년 전 것이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 고쳐 나가는 민원 서비스, 작은 개선점이라도 지적해 주는 배려심, 국민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주는 시스템에 대한 만족감 등을 이야기 하는 데 꽤 감명을 받았다.

행사 후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새겨진 시계를 선물로 받았는데 이게 결국 그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이 되고 말았다.

그 후 KTV에서 몇 가지 정책 토론회 동영상을 흝어 보니
토요일에 일시켜 미안함을 가진 대통령,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 솔직한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YTN이 제작한 돌발영상 번외편 '꿈'을 통해 소탈했던 탈권위주의 시대의 대통령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다.

[Flash]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KDV85dy8XGY$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틀에 박힌 품위있고 고상한 대통령임을 바랬지만, 실제로는 그를 추억하고 있음을 보면 우리는 그를 좋아했음에 틀림없다.

그가 이제
슬픈 로그아웃을 했지만 대한민국의 인터넷 소통 문화의 발전과  이를 통한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역사는 길이 남을 것 같다.

잘 가세요. 편히 쉬세요.

 

http://channy.tistory.com 블로그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