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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웹툰의 모바일 서비스가 이루어졌지만, 최근 애플 사의 아이팟용 앱스토어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최근 아이팟을 통한 기존 웹툰의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낢이 사는 이야기」나 「골방환상곡」 등은 작가 개인 또는 웹툰의 팬들이 직접 뷰어를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올려 호평을 받은 사례이다. 이런 인기를 보면서 당연히 포털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던지, NHN은 네이버 만화의 웹툰을 볼 수 있는 웹만화 뷰어를 최근 아이팟 앱스토어에 발표했다.
 
그런데 이 뷰어가 작가와 NHN 사이의 문제를 만들고 말았다. 작품을 아무런 비용을 치르지 않고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 문제였다. 물론 3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작가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무료 과금을 결정한 NHN에 많은 웹툰 작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대부분의 웹툰은 무료로 볼 수 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NHN의 독단적인 결정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중대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 먼저, 사실 웹툰은 공짜가 아니다. 단지 수익 방식이 다를 뿐이다. 보통의 출판 만화나 유료로 과금되는 인터넷 만화는 독자들의 구입하는 수익과 광고로 돈을 번다. 하지만 포털에서 연재하는 웹툰의 경우에는 페이지뷰수 (네티즌들이 페이지를 본 횟수) 로 광고비용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수익을 형성한다. 페이지뷰수가 기본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포털의 경우, 굳이 웹으로 볼 때는 유로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팟용 웹툰 뷰어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일단, 돈을 벌 수단이 없다. 뷰어에 광고가 들어있지도 않고, 만화를 볼 때 비용을 치르지도 않는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 정말 '공짜'가 되고 만 것이다. 뷰어 다운로드 횟수가 늘어나도 수익은 늘지 않는다. 흡사, 출판 만화가 불법 다운로드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인지도는 커져도 정작 작가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그대로 인 것이다.
 
둘째, 앞으로의 아이팟 앱스토어와 비슷한 방식의 만화 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칠 소지가 크다. NHN은 포털 최초로 앱스토어용 웹툰 뷰어에 진출했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즉, 좋은 결과이든 안 좋은 결과이든 앞으로의 모바일 웹툰 뷰어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우리에게는 아주 쓰라린 경험을 치렀다, 라이코스의 무료 인터넷 만화 서비스로.
 
당시 라이코스 코리아를 운영하던 (주)미래산업은 어떻게든 라이코스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만 정신이 쏠려있던 것인지, 인터넷 만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상 최대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불법 복제 방지 대책? 그런 것은 없었다. 앞으로 이 서비스가 만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도 하지 않고 1년 이상 인터넷 만화를 무료로 제공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다가왔는가? 인터넷에 스캔본이 범람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만화계는 아직도 인터넷 만화에 유료 과금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NHN이 앞으로도 웹툰 뷰어를 무료로 제공한다면, 다른 사업자들도 무료로 제공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무료라는 경쟁력은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만화가들의 경제적 지위는 더 하락할지도 모른다. NHN은 더 나은 수익 모델에 대해서 작가들과 적극적인 생각을 해야 할 것이고,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서비스 사업자에게 판권을 무조건 양도하는 작가들의 의식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